여행후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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찬란했던 찰나같던
김경희 : 2023,04,01 03:30   |   조회수 : 55

3월 25일은 제 44번째 귀빠진 날이었습니다.



 



초년이 힘든 삶이었습니다. 머리는 비상했고 눈치는 재빨랐으나 융통성 없고 정도만 고집했으며 곁눈질 한번 않고 살아왔었습니다.



진실을 주었으나 그들은 언제나 제 뒤통수를 가격했고 발가벗길 정도로 절 바닥을 치게 만들었으며 다 볏겨 먹고 난 뒤에는 여지없이 내동댕이 쳤습니다. 내다버렸습니다. 그들에게 전 언제라도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지만 그러나 전 그들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. 그것도 충분히 말이지요. 허나 그들은 깨닫지 못하더군요 그 불쌍한 중생들은 이전보다 더한 가격을 날렸으며 도무지 티끌만한 양심조차 신은 그들에게 허락치 않은 모냥이었습니다. 결국 전 그를, 그들을 앉지도 서지도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들었죠. 그리곤 다신 되돌아 보지 않았습니다.



 



티파니에서 2천만원짜리 십자가 다이아 목걸이를 샀습니다.



국내에 몇 안되는 거라더라군요.



 



제가 가진 보석이라곤 15년전에 세금환급 받아 엄마 교회지인이 운영하시는 동네 금은방에서 17만원 주고 산 14K 금목걸이가 전부였습니다.



 



결혼 후 3년만에 25KG씩이나 불어난 체중탓에 결혼반지를 새끼손가락에도 낄 수 없었으며



구척장신 신랑이 끼던 반지가 제 손가락에 겨우 맞아 들어갔습니다.



 



돈은 있었습니다.



그동안 보석을 사지 않았던 이유는 제 인생이 빛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.



인생이 암울한테 보석따위 반짝인다고 뭐 달라질 성 있을까 싶었지요. 더 슬프지 않겠습니까.



 



티파니에서 목걸이를 건네며 남지직원 한분은 제게 무릎을 꿇더군요.



가당치 않습니다. 저는 단지 그저 조금은 더 반짝이는 목걸이를 사러 온 사람일 뿐입니다.



그런 제게 그들은 과분한 서비를 제공했습니다. 당장 일어서라고 했습니다. 사내는 죽을 죄를 지을지언정 남 앞에 그렇게 쉽게 무릎을 꿇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.



 



제 좌우명은 사사사사 강강약약입니다.



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아래 사람없다



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



 



다들 쌍쌍이었습니다.



저 혼자 홀로였습니다.



 



그러나 괜찮았습니다.



5년전 목동 예식장도 저 혼자 가서 한번보고 결정했거든요



 



목걸이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.



그 목걸이가 보자마자 대번에 맘에 들었고 딴 건 보지도 않았고 직원의 권유에도 한번 차보지 않았습니다.



길게 설명을 하겠다는 직원의 입을 막으며 설명은 필요없고 그냥 결제만 하고 가겠다고 말했습니다.



서로 피곤합니다. 말을 하고 또 말을 듣는다는 건 필수불가결하나 때로는 사람을 참 피곤스럽게 만들기도 하지요.



 



2개월 전쯤에 앤의 정원을 예약했습니다.



히노끼탕을 찾던 차에 아주 찰떡을 발견하게 된 셈이죠!



설레었습니다. 심쿵했습니다.



빨간머리앤이 그 인생이 저와 너무나도 닮아있었기 때문이었을까요.



 



인천 계양 아라뱃길에서 경북 성주까지는 5시간이 족히 걸리는 걸었습니다.



그러나 그 가는 길이 너무나도 찬란했습니다. 좋았습니다. 그저 좋았습니다.



 



꿈결같은 시간이었고 환상에 푹 빠져든 시간들이었습니다.



 



와보니 정말 남달랐습니다. 와방으로 무한감동을 선사하더군요



 



무엇보다도 인간적이고 크신 쥔장 부부님 덕에 따뜻한 날들 보낼 수 있었고



모든 날이 모든 순간이 대만족이었습니다.



 



사진만 한 300장 정도 찍은 것 같고 



여기저기 할 것 없이 투척했고 난사했습니다.



 



다들 혀를 내두르더군요. 



가보라고 했습니다. 말이 필요 없는 것이라고



 



제 생의 최고의 날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.



 



전 어렸을 때부터 생일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던 것 같습니다.



생일이면 더 울적했고 뭔가 심드렁했던 것 같아요



 



생일을 지낸 게 아니라



생일을 보낸 건 이번이 생애 처음 이었던 것 같습니다.



 



1박 2일 저를 황홀경의 나락으로 흠뻑 젖게 해준 앤의 정원 참으로 고맙고 감사합니다.



잊지 않겠습니다.



그리고 고이 간직하겠습니다.





 
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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